성실하다는 건
관리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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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5.07.1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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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벽 5시가 되면
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버지가 출근하셨다. 정말 그 시간에도 할 일이 있는지 졸리지는 않는지 춥지는 않은지 어릴 적에는 그러한 생각을 하며 다시 따뜻한 이불 속으로 몸을 파고들어 가 잠이 들었다. 아버지는 작은 태권도장을 운영하셨다. 늘 이른 아침에 체육관에 제일 먼저 나가 문을 열고 가장 늦게 퇴근하셨다. 일을 미루는 경우가 없었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셨다. 나는 삼 형제 중 유일하게 아버지를 따라 운동을 했고 고등학생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. 그러다 고2 때 급작스럽게 찾아온 허리디스크로 수술을 해야 했고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다. 뒤늦게 수능을 준비했다. 늦게 시작한 공부가 쉬울 리 없었다. 늦은 만큼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성적은 잘 오르지 않았다. 간절한 마음으로 10점이라도 더 울리기 위해 한 일은 학교에 가장 일찍 도착하고 독서실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공부하는 거였다. 그때 결국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해 좌절했지만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인생의 성적이라면 인생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, 중요한 건 쉽게 좌절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이제는 잘 알기에 무슨 일에도 쉽게 좌절하지 않으려 한다. 요 며칠 기한 내 원고를 쓰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다.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른 아침과 늦은 밤을 맞게 된다. 어릴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매일 아침을 일찍 시작한 아버지가 떠오른다.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현실적인 이유에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됐을 것이다. 남들보다 조금 더 부지런하고 성실했던 것은 아버지가 지키고자 했던 것을 지켜내는 방식이었을 것이다. 어른이 돼서 나는 책상 불을 늦게까지 켜 놓아야 하는 순간이 많았다. 그것은 어느 날은 내 의지이기도 했으며 또 어느 날은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했다. 그것은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을 지켜내는 방식이었다. 성실하다는 건 무언가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게 아닐까. [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인생은 한번 뿐] 글배우 지음 p.63~67 *행복함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돕는 마음과마음 심리상담센터가 되겠습니다* |